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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ZOOM: ADHD 사용자 대상 몰입 보조 도구

2025.03 - 2025.06KHUX

ZIPZOOM은 KHUX에서 진행한 ADHD 성향 사용자의 몰입 경험 보조 도구 기획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팀 리드로 문제 정의, 리서치 설계, 사용자 흐름 정리를 맡았고, 이 경험은 이후 EarnTime 연구에서 디지털 자기조절 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바탕이 됐습니다.

조심스럽게 잡은 문제

이 프로젝트에서 제가 가장 먼저 정한 기준은 ADHD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서비스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의료적 판단을 대신할 수 없고, 그래서 사용자가 일상에서 겪는 몰입 진입, 유지, 종료, 회복의 어려움을 UX 문제로 다뤘습니다. "집중을 못 합니다"라는 말 하나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시작이 어려운 사람,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사람, 중간에 끊기면 돌아오기 어려운 사람이 서로 다른 문제를 겪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몰입과 집중 실패가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디지털 도구가 사용자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집중을 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압박과 회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강제 차단이나 생산성 점수보다, 사용자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흐름에 더 관심을 뒀습니다.

리서치로 확인한 흐름

팀은 60명 규모의 설문과 다이어리 스터디,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집중 경험을 나눠 보았습니다. 사용자는 단순히 타이머가 없어서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부담을 줄여야 했고, 몰입 중에는 방해를 줄여야 했고, 끝난 뒤에는 다시 회복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번의 집중 세션이 시작되고 끝나는 흐름을 먼저 잡았습니다.

리서치에서 제가 중요하게 본 것은 사용자 말을 그대로 기능으로 바꾸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알림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이 곧 더 많은 알림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알림이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용자 상태와 맥락을 기준으로 기능을 조심스럽게 배치하려 했습니다.

팀 리드로 한 일

제 역할은 리서치 결과가 발표용 문장으로만 남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설문, 다이어리, 인터뷰에서 나온 말을 기능 후보와 연결하고, 어떤 기능이 ADHD 성향 사용자에게 도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담이 될 수 있는지 계속 점검했습니다. 특히 "집중을 강요하는 도구"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팀 리드로서 저는 문제 정의를 계속 좁혔습니다. 범위가 넓어지면 ADHD 전반을 해결하는 듯한 위험한 말이 나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ZIPZOOM은 진단이나 치료가 아니라, 일상 속 몰입 루틴을 돕는 도구로 정리했습니다. 이 경계가 있어야 프로젝트가 사용자에게도, 발표를 듣는 사람에게도 안전하게 읽힌다고 봤습니다.

다음 연구로 이어진 것

ZIPZOOM은 출시 서비스가 아니라 UX 기획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디지털 습관과 자기조절 문제를 다루는 첫 실험이었습니다. "사용자를 막으면 해결됩니다"라는 식의 단순한 접근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배웠습니다. 이후 EarnTime 연구에서 restraint, time earning, negotiation 같은 개념을 볼 때도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배운 감각을 떠올렸습니다. 사용자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감각입니다.